불을 끄고 침대에 눕자 마자 어김없이 들려오는 시계 소리에 인상을 썼다. 안 그래도 예민한 편이라 시계 소리에 잠을 설친 적도 많은데 최근 더 크게 들려오는 것 같아 통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 수업 시간이나 부 활동 시간에도 계속 꾸벅꾸벅 졸아서 선생님이나 코치에게 혼나는 일도 늘어났다.
한숨을 쉬곤 손을 옆으로 뻗어 이어폰을 집어 들었다. 시계 소리 때문에 이렇게 라도 해야 잠을 잘 수 있었다. 시계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만 볼륨을 조절한 뒤 눈을 감았다. 잔잔한 노래소리를 들으며 점점 정신이 아득해 지는 것을 느꼈다.
아, 그거? 귀신은 시계 소리를 낼 수 있다더라.
오이카와 선배의 말에 옆에 있던 킨다이치가 히이익 하고 숨을 들이켰다. 그 바람에 선배는 옆에 있던 이와이즈미 선배에게 한 대 맞았다. 사실 킨다이치가 워낙 크게 놀라서 그렇지, 나도 오이카와 선배의 말에 조금 흠칫했다. 왜 후배를 놀리냐며 이와이즈미 선배는 오이카와 선배에게 주먹 질을 했고, 나와 킨다이치는 멍청히 서서 그를 보고 있었다.
그래도 시계 소리 내는 거 말고는 하는 거 없으니까 그냥 자도 될 거야.
진짜로요?
어어. 대신 뒤는 쳐다보지 마. 고개 왔다 갔다 하면서 귀신이 웃고 있을 테니까.
그 말에 킨다이치는 크게 들썩거리며 내 옷자락을 꽉 쥐었다. 나는 옷이 늘어난다고 핀잔을 주었지만 무서운 것은 매한가지라 옆으로 밀어내지는 않았다. 이와이즈미 선배는 너 진짜, 하며 오이카와 선배를 내던졌고, 나는 소름이 돋는 팔을 문지르며 밤에 어떻게 자야 되나, 하는 고민을 조금 했다.
집에 와서는 특별할 것 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집에 오자 마자 나는 가방을 내려 놓은 뒤 목욕을 했고, 저녁을 먹고 좋아하는 간식을 먹으며 보냈다. 어차피 내일은 학교도 가지 않고 부 활동도 휴일이라 늦게 자도 되겠지 하며 새벽 늦은 시간까지 핸드폰을 만지며 놀았다.
시간이 새벽 세 시를 향해 달려가고, 눈꺼풀도 점점 무거워져 갔다. 슬슬 잘까 싶어 핸드폰의 액정을 끄자 어김없이 시계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인상을 잔뜩 구기며 이어폰을 찾았다.
그 순간, 내 방에는 시계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동안 나는 시계 소리에 정신이 팔려 내 방에 시계가 없다는, 아주 작은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밖에서 들려오는 시계 소리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했지만 방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순간 낮에 오이카와 선배가 해 주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