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연성 너무 오래 안해서 결국 대화체로...
여보세요?
나다.
이와쨩?
응.
어쩐일이야?
왜기는, 시간 봐.
에… 10분 남았네?
그래. 올해는 못 만나니까.
으음… 아쉽지만 뭐, 열두시
된 순간 처음 듣는 목소리가 이와쨩인것도 나쁘지 않지.
그러냐.
그래도 좀 아쉽네. 올해 이와쨩 생일에도 같이 있었는데.
어쩔 수 없지. 국가대표 훈련 메뉴를 손 댈 수 있는 일반인이 있긴
하냐.
그건 그래. 훈련 끝나면 꼭 만나자.
그래, 그래.
우리 얼마나 됐지?
친구로 지낸 걸 묻는다면 이제 7분 뒤에 20년이고, 사귄 걸 묻는다면 곧 5주년이다.
벌써 그렇게 된 거야? 시간 엄청 빠르네.
그러게.
이와쨩, 그 때 기억해?
언제?
중학교 들어가서 처음 맞은 이와쨩 생일.
아아, 당연히 기억나지.
그 때 연습 끝나고 내가 짠! 하고 케이크 가져왔는데 완전 엉망이었잖아.
어어. 다 뭉개지고. 선배들
눈에 안 띄게 구석에 밀어둬서 그랬나.
응. 힘들게 용돈 모아서 산 케이크였는데, 결국 나 우느라 이와쨩이 달래줬었지.
그리고 체육관 앞에 앉아서 같이 먹고 집에 갔잖냐.
그 때 난 케이크 때문에 속상했는데 이와쨩은 같이 준 고질라 키링을 더 좋아하더라?! 가방에도 달고!
야 그건, 네가 먼저 가방에 달라며!
그 때 이와쨩 표정 다 봤거든! 애써 표정 관리하는데 입꼬리 씰룩거리는
거!
……
뭐 그래도, 이와쨩이 좋아하는 거 보니까 나도 좋았어. 그 때 내 생일은 어땠지?
나랑 안 보냈으니까 기억이 안 났겠지, 바보카와.
뭐?! 아니거든! 그 때
생일은… 아… 여자친구랑 보냈네…
거 봐. 난 너랑 같이 있고 싶어서 계속 기다렸는데 여자친구나 사귀고…
뭐?
어?
잠깐만, 방금 그 말 다시 해 봐!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거짓말! 똑똑히 들었어! 나랑
같이 있고 싶어서 계속 기다렸다고 했지?!
아니거든!
분명 들었는데…
아니라고.
… 뭐, 마음 넓은 오이카와
씨가 아니라고 해 줄게. 근데 그 다음 해에는 이와쨩이 여친 사귀었잖아! 생일날도 데이트나 하고!
대신 네 생일 전에 헤어졌잖아. 그래서 같이 라멘 먹으러 가고.
다시 생각하니까 이와쨩 완전 센스 없어! 생일날 라멘이 뭐야!
생일선물은 안 받고싶나보지?
미안. 실언이야.
그래도, 그 다음해부턴 사귀었으니까 계속 같이 보냈잖아.
으음, 중간에 몇 번 헤어지고 다른 애랑 사귀긴 했었지만… 전부 생일 전에 헤어졌으니까, 뭐.
그래서 곧 성인이 되는 기분은 어떠냐.
글쎄, 별 생각 안 드는데. 이와쨩은
어땠어?
나도 너랑 똑같았지. 그냥 평범하게 나이 먹는 기분.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건데 놀라울 정도로 아무 생각도 안 들 줄이야.
그래도 많은 게 바뀌잖냐.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것들도 생기고.
그러네. 술도 마실 수 있고, 성인용
영화도 볼 수 있고.
안 바뀌는 것도 있지만.
어떤 거?
우리가 같이 있는 거?
농담 아니다.
진짜?
응. 앞으로 몇 년이 지나든 나는 네 옆에 있을 거고, 널 좋아하는 것도 변하지 않을 거야.
그거 프러포즈야?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완-전 성의없어! 무슨
프러포즈가 그래? 전화로… 나중에 내가 할 땐 더 무드 있게
할 거야!
하, 놔 둘 줄 알아? 그
전에 더 대단한 걸 보여주마.
……
……
오이카와.
응?
생일 축하한다.
응.
내년 생일은 같이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
응.
아니, 내년이 아니라 앞으로도 쭉.
응.
넌 어떤데?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그래, 늦었는데 가서 자라.
생일인데 사랑한다고 안 해 줄 거야?
……
안 할거면 끊고 할 거면 해 줘-.
하, 알았어.
……
사랑한다, 오이카와.
나도 사랑해, 이와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