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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난로
연성 얼마만에 하는거지...날조된 쿠니미의 입부 계기와 소꿉친구가 있음내용도 없고 결말도 흐지부지하고... “아키라 너 무슨 부 들 거야? 안 정했으면 농구부…” “아무데도 안 들어.” 내 답에 쇼스케 녀석은 에, 하고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소꿉친구인 녀석은 초등학생 때부터 농구를 했는데, 운동에는 별 재능도, 흥미도 없던 내가 하는 일의 전부는 쇼스케가 연습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적당한 때에 집으로 데려가는 것이었다. 농구엔 나름대로 열정을 갖고 있는 만큼, 한 번 시작하면 제 때에 집으로 돌아가는 편이 드물었으니까. 녀석의 어머니가 간곡히 부탁한 만큼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나는 그 일을 나름대로 충실히 지켰다. 지금까지 열심히 했으니 이젠 동아리의 선배들에게 그 일을 넘기고 싶다는 게 내 속내였다..
가챠게임하는 카게오이이데아님 리퀘앵스트 아닌 거 오랜만에 써서 어색함 “왜 나는 안 나오는거야?!” “그걸 저한테 얘기하셔도…” 결국 선배는 짜증을 내며 뒤로 드러누워버렸다. 선배의 핸드폰 액정에는 멍한 얼굴의 물고기 캐릭터가 떠올라 있었다. 대신 내 핸드폰 액정에는 선배가 핸드폰을 앞에 두고 절을 하면서까지 바라던 검은 고양이 캐릭터가 떠올라 있었다. 선배와 나는 몇 주 전부터 같은 게임을 하고 있었다. 동물들이 나오는 아기자기한 게임이었는데, 뽑기로 얻은 캐릭터를 육성하여 전투하는 RPG 게임이었다. 선배도, 나도 게임을 그닥 잘 하는 편이 아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하다 보니 꽤 높은 레벨을 달성할 수 있었다. 선배는 게임을 시작할 때부터 검은 고양이 캐릭터를 눈여겨보며 틈만 나면 10연속 뽑기를 ..
오이카와의 생일 10분 전 통화하는 이와오이 이야기글연성 너무 오래 안해서 결국 대화체로... 여보세요? 나다. 이와쨩? 응. 어쩐일이야? 왜기는, 시간 봐. 에… 10분 남았네? 그래. 올해는 못 만나니까. 으음… 아쉽지만 뭐, 열두시 된 순간 처음 듣는 목소리가 이와쨩인것도 나쁘지 않지. 그러냐. 그래도 좀 아쉽네. 올해 이와쨩 생일에도 같이 있었는데. 어쩔 수 없지. 국가대표 훈련 메뉴를 손 댈 수 있는 일반인이 있긴 하냐. 그건 그래. 훈련 끝나면 꼭 만나자. 그래, 그래. 우리 얼마나 됐지? 친구로 지낸 걸 묻는다면 이제 7분 뒤에 20년이고, 사귄 걸 묻는다면 곧 5주년이다. 벌써 그렇게 된 거야? 시간 엄청 빠르네. 그러게. 이와쨩, 그 때 기억해? 언제? 중학교 들어가서 처음 맞은 이와쨩 ..
좀비물이지만 전투 묘사는 나오지 않음사망소재 있음 한 달에 한 번, 저 담 너머로 나갈 때마다 적는 유서는 아마 죽을 때까지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다. 분명 우리는 죽음을 각오한 채 나가는 것이고, 한 번 나갔다 올 때마다 돌아오는 인원은 줄어들지만 정말 죽을 정도로 큰 사건을 겪지 않는 이상 내 생각은 크게 달라지는 일이 없지 않을까. 나는 우시지마 와카토시. 19살이고, 올해 생일이 지나가면 20살이 된다. 군 장교인 아버지와 평범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나는 편지를 전할 가족이 없으므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는다. 너를 처음 만난 것은 정식으로 군에 입대한 15살의 봄이었다. 7살에 어머니를 잃고 10살에 아버지를 잃은 나는 5년동안 그것..
우리 얼마나 만났지. 마츠카와 잇세이는 침묵한다. 마주 앉은 연인은 그에게 시선 한 줌도 주지 않은 채 묻고 있었다. 대답 없이 빨대로 잔 속을 몇 번 저은 마츠카와 잇세이는 9년, 하고 짧게 대답했다. 연인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벌써 그 만큼이나 됐구나. 빨대를 내려놓은 마츠카와 잇세이는 잔을 입가로 가져가며 대답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사귀었으니까.” “시간 엄청 빠르네.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대화는 끊겼다. 마츠카와 잇세이는 더 대답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연인은 창 밖만을 보고 있었다. 말없이 커피만 마시던 연인이 입을 떼었다. “그만 할까.” 마츠카와 잇세이는 고개를 들어 연인을 마주 봤다. 그는 여느 때처럼 여유 가득한 웃음을 만면에 띄우고 있었다. ‘오늘 저녁에는 ..
*마트 갔다 오는 길에 머릿속에 저 사진 두 개가 겹쳐짐*논커플링 원고 하다가 오랜만에 호모심으로 하얗게 불태우며 한 연성 젖은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돌아가는 길에 갑작스레 쏟아지기 시작한 비는 하늘이 뿔이라도 난 마냥 퍼붓고 있었다. 급한 대로 근처 건물의 처마 밑에 들어가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빗줄기는 거세졌다. 그 때 쯤이 되어서야 아침밥을 먹으며 봤던 일기예보가 기억이 났다. 오늘은 밤새 비가 오고, 새벽에나 날이 갤 것이라고 했다. 인상을 쓸 수밖에 없었다. 가방으로라도 비를 막고 갈까 고민할 때,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토비오?” 고개를 든 곳에는 중학교 시절의 선배가 있었다. 안쪽에 맑은 하늘 무늬가 프린팅 된 검은 우산을 든 선배는 조금 놀란 얼굴..
남십자성을 실제로 보고 싶어요. 갑자기? 어릴 때 좋아하던 노래가 있었는데, 그 노래의 제목이 남십자성을 의미하거든요. 그래? 네. 어려운 것에 부딪힌다고 해도 믿는 것들을 위해 싸워라, 하는 노래예요. 가사가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었을 때부터 쭉 남십자성을 실제로 보고 싶었어요. 오키나와에선 볼 수 있다던데. 그 얘기, 고등학교 수학여행 다녀 온 뒤에야 알았어요. 알았더라도 그 때는 노느라 남십자성 생각은 하지도 못 했을걸요. 아카아시도 생각 없이 놀 때가 있어? 저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인데요. 네가 그렇게 논다는 거 자체가 상상이 안 가. 뭐, 선배랑 있으면 쫓아다니느라 놀 수가 없으니까요. 너무해! 저기 별똥별 떨어져요. 어디?! 끝났네요. 아카아시가 그런 말을 하니까 그렇지! 뭐 빌고 싶은 소원이..
원고하다 탈주하고 급하게 썼음안 쓰면 까먹으니까... “선배를 사랑해요.” “아니, 그건 동경이야.” 선배가 그렇게 말했기에 나는 그것이 정말 동경이라고 믿었다. 선배의 모든 순간을 눈으로 좇으며, 이해하기 힘든 가슴의 울림을 애써 감출 때에도 나는 그 사람의 말대로 그것이 동경이라 믿었다. 유난히 선배를 쫓았던 것도 전부 그의 실력이 대단했기 때문이었으니까. 내가 아는 한 그 사람은 가장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 사람을 닮고 싶었고,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다. 선배는 내가 다가가는 것을 온 몸으로 거부했다. 그 사람은 항상 웃고 있었기에 나는 그 사실을 아주 늦게야 알았다. 딱 한 번, 선배에게 맞을 뻔 한 이후로 나는 스스로 그 사람에게 거리를 두었다. 그 상태로 선배는 졸업했고, 나는 그 사..
*떡은 안 나옴*하지만 내 기준에서 좀 야한 묘사가 많이 나옴*트위터에서 투표했는데 잠그지 말라고 해서 안 잠궜음*문제 생기면 잠금*사실 오이카와 분량은 별로 없음 “고민이 있어.” “뭔데?” “오이카와 선배가 너무 야해.” 카게야마 토비오. 나이 21세. 히아시 국립 대학교 재학생이자 국가대표 배구 선수. 특이사항. 같은 중학교 출신인 두 살 연상의 연인과 교제 중. 최근의 고민. 애인이 너무 야하다. 카게야마의 말을 듣자마자 히나타와 츠키시마, 야마구치가 인상을 팍 썼다. 특히 최근에 애인과 헤어진 츠키시마는 그야말로 카게야마를 한 대 칠 수도 있을 듯한 얼굴이었다. 잠시 그런 츠키시마의 눈치를 보던 카게야마는 고민하다 한숨을 쉬곤 입을 떼었다. “혹시 엘르(Elle) 알아?” “엘르?” “혹시 거기..
이와이즈미가 사고를 당했다. 차에 치일 뻔 한 오이카와를 밀친 이와이즈미는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차에 온 몸을 부딪혔다. 이와이즈미의 몸은 그대로 튕겨져 나갔고, 차는 갈팡질팡 하다가 전봇대를 박고 찌그러 진 뒤에야 멈춰 섰다. 문을 열고 비틀거리며 나온 운전자는 크게 다친 것 같지 않았지만 이와이즈미는 아니었다.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사람은 하나마키였다. 정신을 잃은 이와이즈미의 몸 위로 져지를 벗어 덮은 하나마키는 주변에 몰려든 사람들 중 한 명을 가리키며 신고하는 것을 부탁했고, 그제서야 나는 정신을 차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 쪽에는 오이카와가 주저 앉아 있었다. 나는 오이카와 쪽으로 갔다. “오이카와.” “…….” “오이카와, 정신 차려!” 내가 윽박을 지른 뒤에야 오이카와는 움찔하며 고개를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