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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오이 단문김낭고님 리퀘 -어디쯤이야? -거의 다 왔어! 라인을 확인한 스가와라가 고개를 들자마자 저 멀리에서 우왕좌왕하는 오이카와가 보였다. 만나기로 약속을 하면 오이카와는 항상 한 번에 길을 찾아 오는 일이 드물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귀엽긴 했지만 금방 다른 길로 새 버리니 그냥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주머니에 핸드폰을 집어넣은 스가와라가 걸음을 떼었다. “오이카와!” “아, 스가쨩?” 스가와라를 본 오이카와의 얼굴이 금방 환해졌다. 스가와라가 낮게 웃음을 터뜨리자 오이카와가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갑자기 만나자는 게 어딨어? 안 된다고 하면 어쩌려고.” “뭐 어때. 어차피 학교 수업도 제대로 안 하고.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이 시간에 만나겠어.” 그건 그렇지만… 오이카와가 우물거..
이번 편 쓰는데 스가 너무 짠내나서...미안해요 스가상 다음에 쓸 글에서는 행복하게 해 줄게 너에게 고백을 하려고 다짐했던 때도 있었다. 그게 중학교 졸업식 날이었다. 너에게 할 고백은 내 일생일대의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터넷으로 그럴싸한 고백 멘트를 찾아가며 연습해 보기도 했고, 꽃집에 가서 어떤 꽃다발을 내밀 지 고민도 했다. 그리고 기다리던 졸업식 날이 왔다. 나는 그 전 날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머릿속에 너 밖에 없어서 도저히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스가와라. 오이카와 못 봤냐? -토오루? 그러고 보니 안 보이네. -또 어디서 딴 짓 하고 있겠지. 찾아보고 올게. -아니, 내가 찾아 올게. 너를 찾으러 간다는 이와이즈미를 만류하고 대신 걸음을 떼었다. 너를 찾아 다니며 나는..
오이카와 외전 3스가 외전으로 이어짐 중학 시절 내내 나는 그 애를 눈으로 쫓았다. 운동장 한 켠의 육상 트랙을 달리는 그 애를 훔쳐 보며 몰래 얼굴을 붉히는 일들이 많아졌다. 그 바람에 날아오는 공을 보지 못해 맞고 쓰러지는 일도 종종 있었지만. 졸업식 날에 나는 수없이 고민을 했다. 고백을 할까, 말까. 어차피 같은 고등학교를 갈 것이고 같은 앞 집에 살 테지만 졸업식, 이니까 고백을 해야 할 것만 같았다. 혼자 고민을 하는 사이, 누군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같은 반의 타카하시였다. 같은 반이었지만 친하지도 않고 잘 모르는 애였다. 타카하시는 조금 붉은 얼굴로 잠깐 이야기를 할 수 있겠냐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걔를 따라갔다. 인적이 드문 곳에 도착하자, 머뭇거리던 타카하시는 자신의 가쿠란..
*사망소재 있습니다 “하지메쨩! 토오루랑 결혼해주세요!” 눈을 꾹 감은 오이카와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벚꽃 가지를 내밀고 있었다. 잠자리채를 든 이와이즈미는 조금 황당하다는 눈으로 오이카와를 보며 서 있었다. 저거 나한테 하는 말인가? 오이카와가 내민 벚꽃 가지를 보며 서 있는 이와이즈미는 낮게 한숨을 쉬곤 입을 떼었다. “토오루.” “응? 나랑 결혼할거야?” “전에 우리 엄마가 그랬었는데,” 일본에서는 남자끼리 결혼을 못 한대. 이와이즈미의 말에 오이카와의 등 뒤로 번개가 내리 꽂히는 모습이 보인 것도 같다. 사실 이와이즈미도 제 엄마에게 나중에 오이카와와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가 알게 된 사실이지만 부러 그 사실을 말하진 않았다. 당황한 얼굴을 한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에게 물었다. “그, 그럼 ..
오이카와 외전 2외전 한편 더 나올...수도...(흐린눈) 중학교에 올라간 이후로는 반도 갈라지고 부활동도 하게 되어서 붙어 다닐 일이 줄어들었다. 그래도 부활동이 끝난 이후나 휴일에는 내내 붙어 있다 보니 사이가 소원해지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그 일이 있었던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의 겨울이었다. 그 날은 부활동 공식 휴일이었다. 우리 부 뿐만 아니라 그 애의 부도 마찬가지였다. 그 날 이와쨩은 바쁜 일이 있다며 먼저 간다고 했고, 혼자 남은 나는 그 애의 반으로 향했다. -이와이즈미는? -바쁘다고 먼저 간대. -그래? 그럼 우리도 가자. 가방을 고쳐 멘 그 애가 먼저 걸음을 떼고, 나도 그 애와 발을 맞췄다. 초등학생 때는 내 키가 더 컸었는데 중학생이 되니 어느새 엇비슷해져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남..
트위터에서 남길님이랑 풀었던 켄오이 글쓰면서 둘 다 너무 귀여워가지고 베게 뜯으면서 씀 “자! 오늘은 커피우유야!” 코즈메는 질린다는 눈으로 오이카와가 내민 커피우유를 봤다. 최근 오이카와는 하루에 하나씩 코즈메에게 우유를 가져다 바치고 있었다. 첫 날은 흰 우유였다. 그러나 코즈메가 흰 우유를 싫어했기 때문에 오이카와가 마셨다. 그 이후로 오이카와는 흰 우유를 제외한 우유를 매일 사 왔다. 첫 날은 바나나 우유였고, 다음에는 딸기 우유, 그 다음은 초코 우유였고 마지막이 커피 우유였다. 오이카와는 이 짓을 무려 이 주나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잘 마시던 코즈메는 이제 우유 종류라면 학을 떼게 되었다. “마셔 켄마쨩.” “… 다음에 마실게.” 오이카와의 손에서 우유를 받아 든 코즈메는 다음에 마신다며 자..
오이카와 외전다음 편으로 이어짐 “토오루-.” “제대로 경어 쓰는 법 가르쳐줄까?” “그럼 고모.” “… 그냥 토오루라고 해. 그러니까 늙은 것 같아.” 도쿄에 사는 오빠가 휴가를 맞아 미야기로 내려왔다. 오빠네 부부가 데이트를 나간 동안 아들인 타케루를 보는 것은 고모인 내 일이 되었다. 부활동을 쉬는 날이라 다행이었다. “코우시 형아는?” “스가쨩? 오늘 부활동 있을 걸. 왜?” “아니, 옛날에는 코우시 형아가 맨날 놀러왔었잖아. 하지메 형아랑.” 타케루의 말을 듣고 보니 중학생 때의 그 애는 정말로 하루가 멀다 하고 놀러 왔었다. 집이 먼 것도 아닌데 가끔은 오빠네 방에서 자고 가기도 할 정도였다. 그 때 생각을 하니 문득 웃음이 터져 나왔다. “토오루는 코우시 형아랑 안 사귀어?” “… 응?” “..
글 속의 스가는 중3때부터 담배를 피웁니다 ( ._.) 중학교 3학년 즈음부터 피우기 시작한 담배는 좀처럼 끊을 수가 없었다. 너는 물론이고 이와이즈미도 아는 사실이었다. 당연히 담배를 피우는 이유는 너였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너는 내게서 담배냄새가 날 때마다 나를 붙잡고 잔소리를 해댔다. 바로 지금처럼. "스가쨩 또 담배피웠지? 옷에서 담배냄새 엄청 나!" "아, 그렇게 심해?" "그걸 말이라고 해? 스가쨩은 일찍 죽을 거예요? 오이카와씨가 담배 끊으라고 하잖아-." "그래도 네 앞에선 안 피우잖아. 조금씩 줄일게." "줄이는 건 안 돼! 아예 확 끊어야지!" 네 잔소리에 일부러 허허 웃으며 자리를 피하면 또 담배피우러 가느냐며 목소리가 더욱 높아진다. 밖으로 나와 한숨을 쉬고는 다시 담배..
*사망소재 있습니다.*한국고딩 하이큐 영업하려고 쓴 글. 저랑 같이 의승도경 파요 8ㅁ8*휘갈겨 쓴 글이라 내용이 뒤죽박죽입니다. 가볍게 봐주세요. 근데 소재가 좀 무거운거같음. 네가 죽었다. 6년 연애의 끝이었다. 바로 어제까지도 웃으며 나를 보던 너는 허무할 정도로 차갑게 식어 있었다.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소꿉친구로 18년, 같은 팀 동료로 12년, 연인으로 4년. 고요한 죽음은 너를 비롯해 너와 함께 보냈던 그 모든 시간들까지도 떠나 보내는 것이었다. 집에 가면서 나는 너의 전화번호를 지웠다. 20년 가까이 살면서 같이 보냈던 날은 결코 적은 편이 아니었다. 오히려 서로가 곁에 없던 날이 더 적을 정도였다. 너와 함께 보냈던 날들을 헤아리다가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질리게도 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