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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난로
마츠하나 단문 어느 순간이고, 너는 아름답지 않은 때가 없었어. 처음 널 봤을 때 나는 평화롭던 세상에 균열이 이는 듯한 충격을 받았어. 세상에 어떻게 저렇게 예쁜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만약 신이 가장 사랑하는 피조물이 있다면 그건 네가 아닐까. 정말로, 너는 내가 만났던 사람 중 가장 예쁜 사람이었어. 그 날은 벚꽃 비가 내리던 날이었고, 나는 그 아래서 웃음을 터뜨리는 널 멍하니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어. 그리고 그 날 나는 잠을 설쳤어. 눈을 감으면 자꾸 벚나무 아래서 웃음을 터뜨리던 네가 생각나서 좀처럼 잠들 수 없었어. 그 바람에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학교에 갈 수 밖에 없었고, 학교에서도 자꾸 졸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너에 퍼뜩 깨곤 했지. 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불편할..
아사히랑 라멘 먹으러 가는 스가 누군가 내게 살면서 가장 지옥 같았던 날을 묻는다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어느 가을날을 꼽을 것이다. 그리 길게 살아온 인생은 아니었지만 나는 그 날보다 처참한 기분은 느낀 적이 없었다. 그 날은 웬 일인지 네가 하루 종일 방글거리며 웃고 다녔었다. 웃고 있는 네 얼굴은 귀여웠지만 하루 종일 웃고 있으니 아무리 귀여워도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했다. 그것은 비단 나 뿐만 아니라 이와이즈미도 마찬가지였는지 결국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먹으며 물었다. -너… 드디어 미친 거냐? -이와쨩. 그게 여자애한테 할 소리야? -토오루. 기분 좋은 일 있어? 왜 그렇게 계속 웃고 다녀? -아, 스가쨩, 이와쨩. 놀라지 말고 들어. 뭔가 대단한 것이라도 이야기 ..
우시오이 인터뷰우시지마 ver. Q. 자기소개 부탁한다. A. ? 익명이라고 하지 않았나? Q. 맞다. 익명이다. A. 그럼 넘어가도 되겠나? Q. 당연히 된다. 그럼 바로 질문 들어가겠다. 동성 애인과 연애를 한다고 들었다. A. 맞다. 내 애인은 남자다.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Q. 언제부터 사귀었나? A. 고등학생 때부터 사귀었다. 마지막 대회가 끝난 이후 지금이 아니면 다시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것이 그에게 고백을 해야 되겠다는 이유였다. 그 선택에 후회는 없다. 아직도 잘 사귀고 있으니까. Q. 언제부터 좋아한 건가? A. 잘 모르겠다. 아마 처음 만난 순간부터가 아닐까. Q. 왜 좋아하게 된 건가? A. 나도 모른다. 아마 그라서 좋아하게 된 것 같다. Q. ..
우시오이 인터뷰오이카와ver. Q. 자기소개 부탁한다.A. 이거 익명 아니었나? Q. 맞다. 익명이다.A. 그럼 넘어가겠다. 내가 워낙 눈에 띄는 사람이지 않나. 나라는 게 티가 나면 안 되니까.(웃음) Q. 그럼 바로 질문 들어가겠다. 동성 애인과 연애를 한다고 들었다.A. 맞다. 동성 애인과 비밀연애를 하고 있다. Q. 언제부터 사귀었나?A. 고등학생 때부터. 원래 나는 걜 좋아하긴 커녕 엄청 싫어했었다. 아직도 그 얘기 하면 좀 시무룩하는 게 귀여워서 자주 얘기한다. 아무튼 그것 때문에 고백을 받았을 땐 엄청 놀랐었다. 날 좋아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으니까. 그래도 삽질 좀 많이 하다가 결국 사귀게 되었다. 3학년 때부터. 사귀었으니까 올해로 8주년이 된다. Q. 왜 싫어했나?A. 그 때 우리는..
*소재 주신 분 사랑합니다 저 멘트 보자마자 입 틀어막았어요*취중연성주의*약간 클리셰적인 소재입니다 언젠가 앨범 안에서 기어 다니지도 못 했던 시절의 사진을 본 적 있었다. 사진 속에서 잠들어 있는 내 옆에는 마찬가지로 기어 다니기도 전의 네가 자고 있었다. 사진을 보신 어머니는 바로 웃음을 터뜨리셨다. -저 때 얼마나 웃겼는 줄 아니? 조금이라도 멀리 떨어뜨려 놓으면 둘 다 엄청 울어댔어. -에, 진짜? -그럼. 그래서 일부러 바로 옆자리에 눕혀 놓은 거야. 어머니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어린 시절의 내 옆에는 항상 네가 있었다. 네가 옆에 없는 사진은 서너 장 건너 하나 있을까 말까 했다. 사진을 하나하나 볼 때마다 어머니는 옆에서 그 때의 이야기를 해 주셨다. 한참 기어 다니다 너와 이마를 부딪혀 ..
중학생이 되어 배구부에 든 뒤에 처음으로 본 것은 당신의 서브였다. 그 아름다운 폼과 뛰어난 컨트롤을 보며 중학교는 대단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당신과 당신의 파트너에 비해 다른 선배들의 실력은 그저 그런 편이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배구 실력은 그 사람들보다 내가 더 낫지 않을까. 수많은 연습경기들을 보며 깨달은 것은 중학교가 아니라 당신이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세상의 수많은 배구선수들 중 누구를 닮고 싶은 지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당신의 이름을 이야기할 것이다. 스파이커의 힘을 완전히 이끌어내는 당신의 세트 업은 눈이 부실 정도였다. 현 내에서 당신을 꺾을 세터는 없다. 만약, 내가 당신을 꺾는다면. 봄 대회 준결승전이 끝났다. 승자는 우리 팀이었다. 당신의 팀 부원들을 보았다. 중..
오이카와 좋아하게 된 스가 전학을 가게 된 것은 바로 다음날이었다. 집 정리가 대충 끝나자 마자 부모님은 공원으로 찾아와-토오루의 엄마에게 물어보았다고 했다- 내 손을 붙잡고는 새로 다니게 될 학교를 찾았고, 다음날부터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고, 부모님과 선생님이 얘기하는 동안 발장난을 쳤던 것만 기억난다. 선생님을 따라 걷는 새 학교의 복도는 어색한 것 투성이였다. 벽도, 바닥도, 구조도. 어느 날 갑자기 먼 이국에 떨어진 것처럼 갑작스레 밀려든 새로운 것들에 머리 속이 울렁거렸다. 그 느낌이 어색하고 막막해서 나는 책가방의 끈을 꼭 쥐었다. 교실의 문이 열렸다. 창 밖으로 들어온 햇빛에 눈이 부셔 잠시 눈을 찡그리고는 선생님을 따라 교실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시간이 ..
스가 오이카와 열살때 미야기에 이사를 온 것은 열 살의 봄과 여름 사이였다. 트럭에서 내리자 마자 본 것은 새로 살게 될 집이 아니라 맞은 편에 위치한 집의 담장 앞에서 나를 보고있는 남자애였다. 짧은 머리에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그 애는 옆에 서 있던 제 엄마의 치맛자락을 꼭 붙들고는 나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그 애를 내려다본 그 애의 엄마는 그 애를 따라 나를 보고는 살짝 미소 지었다. 그리고는 그 애의 손을 잡은 채 내게 다가왔다. -이사 왔니? 그 애의 엄마를 올려다본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애의 엄마는 정말로 예뻤다. 아니, 아름답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TV에 나오는 연예인들보다도 훨씬 예쁜 그 애의 엄마가 웃으며 다시 한 번 입을 떼었다. -이름이 뭐야? -코우시요. ..
스가오이gs(+우시오이gs)스가와라 코우시X오이카와 토오루gs(9우시지마 와카토시) 하이큐 고등학교AU스가 오이카와 이와쨩 소꿉친구스가 친구 다이치, 아사히오이카와 친구 맛키gs이와쨩 친구 맛층 카라스노 - 육상부세이죠 - 축구부(오이카와랑 맛키는 매니저)백조택 - 배구부 내가 보고싶어서 쓰는 짝사랑하는 스가 "스가쨩-!" 저런 특이한 애칭으로 나를 부르는 사람은 전교에서 너 밖에 없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고개를 들면 네가 징징거리며 걸어오고 있다. 네가 저렇게 징징거리며 내게 오는 것은 으레 남자친구인 우시지마와 다투고 난 뒤였다. 그것은 오늘도 다르지 않았는지 너는 내 옆에 앉자 마자 와카쨩이-, 하며 입을 뗀다. "이번 합숙 때 연락 못 한대! 왜 못하냐고 물어보니까 연습해야 된다고 못 한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