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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난로
미야오이미야/You deserve better love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미야 아츠무 시점 사람은 항상 지나간 뒤에 후회하기 마련이다. 그 사람이 녀석과 사귀게 되었다는 것을 들은 것은 딱 일 년 전이었다. 내가 강제로 그 사람을 범한 다음 날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직후, 나는 그 사람을 비웃었다. 나와 똑같이 생긴 녀석과 사귈 거였으면 처음부터 그랬으면 됐다. 미련하게 나를 쫓아 다닐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그 사람은 작년에 내게 고백을 해 왔다. 나는 그 고백에 대답하지 않고, 그 사람을 실컷 갖고 놀았다. 그 사람은 그저 내 욕구를 푸는 노리개에 지나지 않았다. 버거워 하면서도 미움 받을까 봐 내 움직임에 쫓아오는 것을 보며 나는 죄책감도 들지 않았다. 그리고 녀석과 사귀게 되었다는 이야기..
미야X오이X미야 *네타 캐릭터(미야 아츠무의 쌍둥이)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리버시블 아닙니다. 녀석은 당신의 머리카락을 잡고 거칠게 흔들어 댔다. 당신은 눈꼬리 끝에 눈물을 매단 채 구역질을 하면서도 녀석이 하는 대로 끌려 다녔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만 있다가 소리를 죽여 문을 닫았다. 당신은 녀석을 사랑했고, 녀석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다.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방으로 찾아가면 녀석은 어디론 가 사라져 있고, 당신은 혼자서 앉아 있다. 가까이 다가가 눈을 맞추고 앉으니, 살짝 젖은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본다. 입가에는 녀석의 것이 흐르며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한숨을 쉬고 당신의 입가를 닦아주니 여전히 눈물이 맺힌 눈으로 당신이 웃었다. “고마워, 오사무쨩.” “... 이런 거 이..
BGM 누군가, 바다를(誰か、海を。) - Amier(애니메이션 '잔향의 테러' ED) 사망소재 있습니다. 뻐끔. 뻐끔. 뻐끔. 수조 속의 금붕어는 내 쪽을 보며 뻐끔거리다 방향을 틀어 유유히 헤엄쳐 나갔다. 나는 소파에 누워 그 모습을 빼놓지 않고 보고 있었다. 얼마 전에 한 마리가 죽어버려서 혼자 남은 금붕어가 쓰기엔 수조가 넓어 보였다. 실없는 웃음이 입가를 비집고 흘러 나왔다. 그 모습이 마치, 혼자 집에 남은 나와도 같아서. 테츠로에겐 병이 있었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도, 심지어 테츠로 본인도 몰랐다고 했다. 길거리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를 받은 뒤에야 테츠로 본인도 그 사실을 알았다. 늦게 알게 된 만큼 병은 크게 번져 있어서 어떻게 손을 쓸 수도 없었다고 했다. 이후 나는 회사에 사직..
호칭 정하는 아카오이 “그럼 오늘부터 1일인 건가요?” 이런 건 챙겨 본 적이 없어서. 머쓱한 얼굴로 뒷머리를 긁적이는 아카아시를 보며 오이카와가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카쨩-, 연애 해 본 적 없는 거야? 오이카와의 말에 인상을 쓴 아카아시가 많이 했거든요, 하고 대꾸했다. 전에 했던 것들은 가벼운 연애였고 여자친구들이 챙겨서 자신은 안 그래도 됐었다는 말들이 마냥 변명같아서 오이카와는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알았어, 그렇다고 해 줄게-.” “그렇다고 해 주는 건 또 뭡니까.” “이게 바로 연상의 여유야, 아카쨩.” “아카쨩이라고 해서 말인데, 그 호칭 마음에 안 들어요. 내가 애기야 뭐야.” 아카쨩이 어때서? 너무 어린 것 같잖아요. 한 살 차이밖에 안 나는 데. 그러고 보니 아카아시는 오이카와가..
밖이 파래지면 하는 일은 항상 똑같았다. 나는 항상 앞이 훤히 보이는 벽 안에 갇혀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나를 보며 종이에 뭔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그 사람들은 내가 작은 움직임이라도 보일 때마다 감탄하며 종이 위에서 바쁘게 펜을 움직였다. 그 중에서 꼭 한 사람은 항상 아무것도 하지 않고 혼자 뒤에 서서 내 쪽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며 열심히 무언가를 쓸 때, 그는 항상 조용히 서 있었다. 그 사람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신기해서 나는 항상 다른 사람들보다 그 사람을 보고 있었다. 어느 날은 그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평소와 같이 나를 보며 열심히 무언가를 적고 있었는데 그 사람은 없어서 나는 문 쪽만 바라보며 하루 종일 그 사람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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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소리때문에 잠 못 잔 경험 한번쯤은 다 있잖아요? 째, 깍. 째, 깍. 불을 끄고 침대에 눕자 마자 어김없이 들려오는 시계 소리에 인상을 썼다. 안 그래도 예민한 편이라 시계 소리에 잠을 설친 적도 많은데 최근 더 크게 들려오는 것 같아 통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 수업 시간이나 부 활동 시간에도 계속 꾸벅꾸벅 졸아서 선생님이나 코치에게 혼나는 일도 늘어났다. 한숨을 쉬곤 손을 옆으로 뻗어 이어폰을 집어 들었다. 시계 소리 때문에 이렇게 라도 해야 잠을 잘 수 있었다. 시계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만 볼륨을 조절한 뒤 눈을 감았다. 잔잔한 노래소리를 들으며 점점 정신이 아득해 지는 것을 느꼈다. 아, 그거? 귀신은 시계 소리를 낼 수 있다더라. 오이카와 선배의 말에 옆에 있던 킨..
침대 속에 뭔가 숨어있다는 얘기는 좀 흔하긴 하지 유우, 너 또 안 자니? 조금 화가 난 듯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면 나는 바로 침대 속으로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 쓴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방 문이 벌컥 열리고 어머니가 들어오신다. 이불을 뒤집어 쓴 나는 웃음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것을 꾹 참고 있다. 곧 이불을 들춘 어머니는 나를 보고 한숨을 쉬신다. 유우, 계속 이렇게 늦게 자면 키 안 큰다고 몇 번을 말 하니? 안 커도 돼요! 저는 더 놀고 싶어요! 내 대답에 어머니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으레 평범한 아이들은 키가 크지 않는다고 하면 곧바로 잠자리에 들건만, 나는 굳이 크지 않아도 상관 없다 하며 잠드는 것을 거부하니. 잠시 생각에 잠긴 어머니는 침대 옆에 앉아 나와 눈을 마주쳤다. ..
자각없는 나쁜남자 켄마와 혼자 끙끙대는 오이카와일단 이건 늦었지만 생일 기념으로 드리는 거구... 하나 더 드릴 거. 그건 글 봐주신 감사 선물.그나저나 엠프렉 하면 이런 비슷한 소재만 떠올려서 클났음... 축하합니다. 임신이네요. 한 생명을 품게 된 것을 축하하는 의사의 목소리는 믿기 힘들 정도로 건조했다. 오이카와는 의사의 말을, 제 귀를 의심했다. ...뭐라구요? 떨리는 목소리로 되묻는 오이카와에게 시선도 주지 않은 젊은 의사가 차트를 넘겨 보며 다시 입을 떼었다. “오이카와 씨, 지금 임신 6주 차예요.” 병원을 나와 집에 도착한 오이카와는 거실에 놓인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별 생각 없이 한 행동에 저도 모르게 흠칫한 오이카와는 엉덩이를 살짝 떼어 자세를 고치곤 조심스럽게 앉았다. 몇 분 앉아..
모티브는키비 - 잃어버린 아이들의 숲(Feat. 넋업샨)이라는 곡. 우리 동네 뒷산엔 어떤 집이 있는데, 거기에는 애들을 잡아먹는 마녀가 산대. 아주 어린 시절, 이제는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여자애가 애들을 모아 두고 대단한 비밀이라도 되는 양 들려준 이야기였다. 당시의 나는 그 이야기에 큰 관심이 없어서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적당히 딴 짓을 하고 있었다. 세상에 그런 게 어딨어? 거짓말. 내 시선을 잡아 끈 것은 중앙 자리에 앉아 있던 덩치가 큰 남자애였다. 그 애는 동네 애들 중 가장 키도 크고 힘도 세서 골목대장 노릇을 하던 애였다. 그 남자애의 말에 여자애는 소리를 빽 질렀다. 진짜야! 빨간 달이 뜨는 밤이면 마녀가 일어나서 애들을 잡아먹으러 동네를 서성인다고 했어! 여자애는 그 광경을 제가 ..